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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류학

by jemandniemand 2021. 3. 16.


근거이론

김은정(2018)

이 글에서 논의된 질적 연구 방법론의 쟁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근거이론에서는 연구자가 데이터 해석에 개입하는 것을 경계하여 선행연구의 필요성을 부인하지만, 실제 연구에서 선행연구를 기반으로 한 연구자의 성찰성을 배제하면서 데이터 분석을 하고 이론을 도출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둘째, 자신이 직접 인터뷰 하지 않은 자료, 즉 2차 자료 활용과 관련한 연구자의 경험을 논의하면서 2차 자료의 장단점을 분석하였다. 셋째,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 간의 권력의 문제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와 함께 공동 작업을 해 간다는 점을 숙지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넷째, 거짓말하는 연구 참여자와 관련하여, 진실여부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하고, 질적 연구의 신뢰성과 타당성에 대해서 성찰하였다. 다섯째, 근거이론의 높은 자료 요구도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마지막으로 근거이론 연구에서 스트라우스와 코빈의 패러다임 모형의 무분별한 차용과 연구의 도식화 문제를 언급하면서, 향후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해봄으로써 근거이론을 포함한 질적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김세은(2013)은 구술사 연구를 진행하면서 겪었던 자신의 실패에 대해, 왜 실패했는가를 고백하고 분석하면서 질적 연구의 방법론적 쟁점과 현황을 점검하였다. '필드 상황이 따라주지 않을 때 연구자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적 문제제기. 

근거이론 방법을 비롯한 질적 연구는 해석학적 순환을 거치게 되므로, 명확한 절차 구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연구문제를 정하고, 현장에 들어가서(또는 연구 대상과 인터뷰를 시작하여) 자료의 수집을 하고, 자료의 분석과 해석을 하고 난 이후에 글을 쓰는 과정"(최영신, 1999)으로 이루어진다. 

 

연구자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할 것인가는 연구자 개인의 사회적 위치와 그를 기반으로 한 사회역사적 맥락에 영향을 받게 된다. 

 

자료만을 중심 으로 하여 선행연구를 소홀히 한다면, 결국은 자료만을 중심으로 하는 경험주의적 오류에 빠지게 된다고 비판하는 입장도 있다(이영철, 2014; Bryant, 2002; Charmaz, 2006). 특히 글레이저의 경험주의적 오류를 비판 하면서 구성주의적 근거이론(Constructivist Grounded Theory)을 제창한 차 마즈(Charmaz)는 자료만을 기반으로 하여 해석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글 레이저에 대해 그가 ‘진짜’ 실재(a ‘real’ reality)가 있다고 믿는 실증주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

 

추후 논의

첫째, 질적 연구에서 연구자의 '성찰성'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근거이론에서는 자료를 해석할 때 연구자의 개입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선행연구를 하는 것도 불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내 자신이 이를 시도해본 결과, 사안에 대한 선행연구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자의 지식과 성찰성이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료를 분석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혼란스러운 과정이었다. 실제로 나의 연구 경험을 통해서, 선행연구를 기반으로 한 이슈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성찰성이 연구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논의하고 싶은 점은 연구자가 직접 인터뷰를 수행하지 않은 자료, 더 나아가 2차 자료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대안으로 몇 가지 대처 방안(인터뷰한 사람과의 충분한 토론, 인터뷰 수행 시 연구자의 동석/관찰) 등을 생각할 수는 있다. 그러나 문제점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며, 내 자신도 이 문제를 계속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셋째,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 간의 권력의 문제에 관한 것이다. 앞서 논의했듯이 연구 참여자의 경우에는 연구 과정에서 얻을 이득이 거의 없이 자신을 드러내보여야 한다. 그러므로 연구 참여자의 경우에는 연구자와의 관계성에서 권력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연구에 참여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밀즈, 보터, 프란시스(Mills, Bonner, and Francis, 2006)는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를 단순히 연구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와 함께 연구에 참여하는 사람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생각을 통해서 연구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본 전제, 즉 '연구 과정 전체를 통제/통괄하는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이런 점을 통해 볼 때, 근거이론에서 실제이론의 형성은 연구자 혼자서 독단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참여자와 함께 구성(reconstruct)해 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넷째, 연구의 타당성과 관련하여 거짓말을 하는 연구 참여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거짓말을 묵인할 것인가, 아니면 진실여부를 검증할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이에 대해 김성례(2002)는 수집된 자료의 '사실적 진실성' 보다는, 그것이 어떻게 재구성된 것인지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는 '서사적 진실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질적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의 이야기를 단순 묘사하기 위해 인터뷰하는 것이 아니므로, 인터뷰 대상자가 어떤 방식으로 내용과 주제를 선택하고 이야기를 재구성하는가를 이해해야 한다. 

다섯째, 본 연구에서는 연구자들끼리의 공동 작업을 통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지속적인 데이터 수합을 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윤은경, 김태우. (2020)

 

네이슨 시빈(1990) 의료사에 내재주의와 외재주의의 이분법을 극복하는 데 인류학이 기여한 바가 크다. 

의학 내부의 지식에 집중하는 방향성(내재주의)과 의학 외부의 사회적인 관계를 강조하는 경향(외재주의) 사이의 상호작용. 

 

2. 개념을 통한 의료인류학사 고찰과 의료사와의 관계

의료다원주의(Medical Pluralism), 사회적 고통(Social Suffering), 생명정치(Biopolitics), 돌봄(Care)

 

의료 다원주의 개념은, 의료인류학의 고전인 찰스 레슬리 편저의 『아시아 의 의료 시스템들(Asian Medical Systems)』(1976)과 아서 클라인만의 저서 『문화적 맥락 위의 환자와 치유자(Patients and Healers in the Contexts of Culture)』(1980)에게서 영향 받은 바가 크다.

 

 

김미주 (2013)

장애와 여성주의, 몸의 초월

 

일찍이 여성주의자들은 사회조직과 질서가 남성의 육체와 행위에 조응하도록 구성된다는 점을 비판해 왔다. 임신한 여성과 유모차를 끄는 부모, 어린아이, 노인과 장애인에게 비우호적인, 위험하기까지 한 건축물을 보라! 웬델에 의하면 장애는 이러한 남성을 표준화하는 사회적, 물질적 구조에 따라 만들어 진 것이 된다. 

웬델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장애의 많은 부분은 의지와 방법만 있으면 사회적으로 해체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상당수는 양질의 공중보건과 안전에 대한 기준을 갖고 실천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건축구조물, 소득활동, 근무환경, 공적영역 등의 조치. 

장애를 해체하려고 할 때의 걸림돌은 장애가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라는 문화적 태도. 저자는 누구나 나이가 들고, 나이가 드는 것이 장애를 갖게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비장애인은 그들이 일시적으로 장애가 없는 것뿐이라고 인식하게 되고, 장애인의 사회참여가 그들의 직접관심사가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웬델은 장애의 해체를 위한 사회적 책임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몸에 대한 관념을 바꾸는 일임을 강조한다. 즉 이상적인 몸을 설정하는 것, 몸을 통제하여 질병, 장애, 죽음을 예방할 수 있다는 미신을 해체하는 것이다. 

생활영역 곳곳에서 장애인이 배제되기 때문에 비장애인은 장애인을 알지 못하게 되고, 장애인 또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게 됨으로써 장애인은 상징적인 타자로 남게 된다. 그는 여성장애인의 인식과 경험의 이점을 여성주의와 결합시키며, 몸에 대한 여성주의적 이상화를 검토한다. 여성주의자들은 여성의 몸을 이상화하고 대상화하는 것을 비판하는 한편, 기쁨, 만족, 연결된 느낌을 주는 여성의 몸이 가진 경험들을 기념해 왔다. 웬델은 여성주의가 여성의 몸에 대한 남성의 통제와 통제방식을 비판하면서, 이상화의 압력에 저항하고, 여성의 성, 재생산과정, 의료서비스에 대한 여성들 스스로의 통제력을 늘이는 운동을 해왔는데, 그러나 거기에는 통제의 환상이 깔려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사회적 정의로 막거나 완화시킬 수 없는 몸의 좌절과 괴로움이 있으며 통제할 수 없는 몸의 상황 또한 존재한다는 사실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학의 사회적 인지적 권위는 "우리가 몸과 우리자신을 경험하는 방식, 그것에 정당성을 부여하는지의 여부, 고통과 힘겨운 싸움을 지원하는 방식, 몸에 대한 앎, 의료서비스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여성주의 생명윤리학은 이미 의학의 인지적, 사회적 권위를 비판하고 있다. 웬델은 대중에게 의료적 지식의 한계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되어야 하며, 의사가 진단의 사회적 결과를 충분히 인식하는 것과 환자들의 경험을 주의 깊게 듣고 더 잘 이해하는 훈련이 필요하고, 항상 몸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 환자에게 불가능한 책임을 지우지 않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웬델이 말하는 몸의 초월은 몸을 소외시키지 않고 고통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마음의 습관을 기르기로 선택함으로써 의식의 자유를 증진시키는 일상생활의 전략이다. 몸 그 자체는 우리를 고통이나 한계 안으로 이끌지만, "그러고 나서 그것을 넘어서도록 해준다" 웬델은 여성주의가 정신-몸 이원론과 여성의 몸을 비하하는 철학과 종교, 가부장적 문화의 잘못을 비판해 오면서 몸의 초월을 자칫 몸을 비하하고 정신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