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장이 된 정신분석학을 분석하시오_질들뢰즈_이여로 역

 

 

대상과 주체의 좌표를 잃었다고 여러분에게 무엇인가 결핍되었다는 믿음을 갖게 한 것은 누구입니까? 공터와 사막은 충만하게 욕망의 일부가 됩니다. 이를 결핍과 연결시키코 거세를 노래하는 사람들의 기다란 행렬은 오랜 원한과 끝없는 허위의식만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우리가 배제된 배치에 대해서 오로지 결핍만을 느끼지만 우리가 포함하는 배치에 대해서 오로지 욕망만을 느낍니다(그것이 비록 약탈 조직, 혁명 단체일지라도 말입니다).

 

두번째 비판은 정신분석학이 발화의 형태를 차단하는 방식에 관한 것입니다. 발화의 형태에 부합하는 배치란, 부정관사이지만 규정되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닌 '어떤' 사람, '누군가' '어떤' 아이를 구타한다는 말들을 다루며, 걷기, 죽이기, 사랑하기와 같이 과정을 나타내는 부정법, 사람이 아니라 사건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를 다룹니다.

사람들은 욕망의 실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코드를, 상징적 덮어씌움을, 환자들에게 어떤 기회도 주지 않는 허구적 주체를 위치시킵니다. 

사람들은 정신분석을 받고 자신이 그제서야 '어떤' 말을 하게 된다고 믿고, 그 믿음에 기꺼이 돈을 지불합니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어떤' 말은 할 기회조차 없으며, 정신분석학이 만들어진 목적은 진정한 발화 행위의 조건들을 모조리 몰수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요, 정신분석학에서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그러니까, 전 분야로 널리 퍼져 들어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집단 다성 음악 안에서 정신분석의 작은 선율이 울려 오며, 고귀한 프로이트에게로 회귀함으로써, 단일 화음을 내고 이제는 오직 언어학하고만 결연하고 싶다고 의기양양하게 명시함으로써 말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정신분석의 중심이 가족 관계에서 쌍을 이룬 관계로 옮겨갔고, 신경증은 전염의 도식들을 따르기 위해 유전 모델을 포기하고 친구나 연인, 지인들과의 관계로 옮겨 갔다는 것입니다. 

 

반면 요즘 유행하는 우울증 같은 신경증은 정반대로 흡혈귀처럼 여기저기로 확산되는 데다가 아주 유독합니다. 다시말해 요즘 환자들은 니체가 한 예언, 그들은 '누군가' 건강한 것을 참지 못한다,를 실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사이에 마이너리티, 생성, 언어, 예술은 전력을 다해 본래의 터전을 떠나 말하고, 사유하고, 행동하며, 다르게 생성될 테니까요. 모든 것이 다른 길로 지나가고, 정신분석학은 저지조차 할 수 없게 됩니다. 

 

결핍된 것은 욕망이 아니라, 욕망을 가능하게 만드는 여건들입니다. 결핍을 욕망에 끌어들이는 것이야말로 주체의 형성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누군가를 구속하고 그 사람한테 "이봐 친구, 네 생각을 말해봐"라고 한다면,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은 "구속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 전부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출구만 여럿이라면 어떤 입구라도 다 좋아"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신분석학은 이 모든 것을 다 만들었지만 출구들은 빼놓았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배제된 배치에 대해서 오로지 결핍만을 느끼지만 우리가 포함하는 배치에 대해서 오로지 욕망만을 느낍니다(그것이 비록 약탈 조직, 혁명 단체일지라도 말입니다)

 

 

 

[출처] The dead PsychoAnalysis : Analyse / 송장이 된 정신분석학을 분석하시오.|작성자 이여로